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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O O K/Book Review

째째한 어른이 될 바에는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 손화신

by Daisy Lee 2021. 9. 9.

카페 콘띠오에서 만난 책.

콘띠오은 추운날 구두신고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녹초가 된 내게 편안하게 책 보며 쉬기 좋은 카페였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책을 골라와 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지리산 꿀돌배 차가 진촤 맛있었다. 앞으로 양재 시민의 숲에선 여기를 가야지.

나는 처음 보는 작가의 책에는 손이 잘 안가는 편이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 싫어서 이미 검증된 글을 잘 쓰는 작가의 책을 찾곤 한다. 손화신 작가는 처음 보는 작가였는데 책 제목 중 ‘아이라는 근사한 태도’에 꽂혀서 손이 갔다. 아무 배경 지식 없이 제목만 보고 책을 골랐는데, 딱 내 스타일일 때 쾌감 쩔어!! 작가님 마인드 완전 내 스탈.

에세이 글이고 다른 작가의 글을 인용하기도 하는데, 이전에 내가 읽고 좋았던 글들이 담겨있어서 반갑고 좋았다. 아 이 글 너무 좋잖아? 대박 하고 보면 헤르만 헤세, 괴테... 헤르만 헤세 특유의 자기 성찰과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시선이 좋다. 수래바퀴 아래서랑 내가 되어가는 순간도 조만간 읽어야지. 손화신 작가님 다음 책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어린이처럼 꿈꾸며 현재를 살아가고, 가진 것에 집중하며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세계를 만들어나가고 싶다. 그래도 이제 마냥 애처럼 하고 싶은대로 내 마음대로 사는 건 고치고 싶다. 마음은 어린이로 인격은 어른으로 자라나는 어른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될수록 구겨져가고 제대로 살고 있단 느낌에서 멀어지는 나는 어린이처럼 현재에만 머물고 싶고 자유롭고 싶고 나 자신이 되고싶을 뿐이다.

P7

어린아이는 순진무구함이며,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이며, 하나의 놀이이며,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며, 최초의 움직임이며, 하나의 신선한 긍정이다. 그렇다.

창조의 놀이를 위해서는, 나의 형제여, 신선한 긍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정신은 자신의 의지를 원하고, 세계를 잃어버리는 자는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획득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P9

인간은 항상 두 가지를 열망한다. 가질 수 없는 것과 갖고싶은 것. 어른은 가질 수 있는 것보단 가질 수 없는 것에 집착하곤 한다.

P16

이런 일도 하고 싶고 저런 일도 하고 싶고, 이런 사람도 되고 싶고 저런 사람도 되고 싶은, 끝이란 걸 모르는 존재였다.

그것이 될 수 없을 때는 더 되고 싶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바라는 존재가 되지 못한 나를 발견했을 땐 저 아래로 아득히 추락하는 것만 같았다.

몸을 뉘어 쉴 수 있는 잠자리가 있고, 신발장에는 어느 장소든 나를 데려가 줄 신발들이 있고, 냉장고에는 일주일은 거끈히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는데도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만 집중했다. 건강한 몸으로 원하는 것을 하며 보낼 수 있는 오늘, 그리고 내일을 가졌음에도 불행 속을 헤맸고, 나를 둘러싼 반짝이는 선물들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P18

어린이는 ‘가질 수 있는 것’을 매일 가지고 그것에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 어린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다. 미래에 무언가가 되길 희망하기보다는 오늘 무언가가 되는 이들인 것이다.

P19

실수할 자유가 없는 자유란 가치가 없다.

-마하트마 간디

P33

어른들은 슬픔을 해안 절벽의 퇴적층처럼 쌓고 쌓으며 살아간다. 그리하여 습관이 된 슬픔에의 외면은, 그 만성 질환은 더 큰 고통을 키운다.

P41

난 진짜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왜 저 사람보다 시간적 여유도 없고 명예도 없고 돈도 없고 신나는 일고 없을까, 하며 삐친 마음을 갖고 산 적이 있다.

죽여야 한다. 내 속에 들어 앉은 그 염치없는 비교대상들을 전부 죽여야 한다. 내가 나로 사는 건 오직 나 혼자 고요히 앉아 있는 일이니까.

그 무거운 타인들을 수십명씩 어깨에 얹고 사는 사람의 눈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P45

중요한 일은 다만 자기에게 지금 부여된 길을 한결같이 똑바로 걷고, 그것을 다른 사람의 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헤르만헤세

P48

꿈을 품고 뭔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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